다음축구게시판 사맛디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ncenter/debate/k_league/#read^articleId=172846&&bbsId=F011&pageIndex=1
오매물망 기다려왔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11월 10일!
일찌감치 깨어 주섬주섬 울산으로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날씨는 좋았고.
지난번 아챔 4깅 2차전. 분요드코르전에 갔을때 무지막지한 추위가 있었기에 옷을 든든히 껴입고 미리 약속했던 장소로 가서 아는 분의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뭐. 처음엔 좀 덥게 입었나 싶었지만 울산에 도착하고 나니 제 결정이 옳았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부산 구포역에서 출발한지 대략 1시간 20분이 지나자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가운데 차창너머로 보이는 문구경기장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만석까진 아닐지라도 사상 최대 인원이 운집할게 뻔해 최대한 일찍 서둘렀는데도 이미 주차장은 만석입니다. 제가 왔을때 2시 반도 채 되지 않았던걸로 기억하는데도 말이죠. 저기 너머 문수 경기장의 실내 체육관도 보이는군요.
경기 시작 시간은 7시 반. 아직 한참 남았죠. 일찍 도착한지라 일행들도 기다릴겸, 밥 먹으러 나왔습니다. 아마 울산 분들은 이쪽길로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울산대 방면으로 나 있는 길은 웅장한 문수경기장의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 낙엽 쌓인 도로변도 운치가 있었구요.
걸어서 길건너 아파트 단지를 나오자마자 슈퍼들과 각종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있었기에 불편한건 없었습니다. 단지 횡단보도가 눈에 띄질 않아 지하도를 건너가야 했다는게 아쉽더군요. 또 확실히 위치가 울산외곽이라 차가 막히면 정말 찾기 힘든 위치란 것도 그랬습니다.
여긴 음식 관련 포스팅 하는 곳이 아니니 식사장면은 생략하겠습니다.ㅎㅎ
밥 먹고 와도 일행들이 오질 않아 이곳 저곳 돌아다녔습니다. 구단 상품 판매하는 곳도 둘러봐야겠죠. 대놓고 누군가를 노린듯한 마케팅입니다.
살다살다 구단 버스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파는 곳은 처음 보는군요. 진짜.. 참신하네요. 가격은 묻지 않았지만 이곳 아이들은 (특히 남자아이라면 높은 확률로) 어릴때부터 자연스레 울산빠로 세뇌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풋살 구장 옆에선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점수판을 발로 맞춰 상품 추천하는 방식이었는데 한 킥 하시는 분들이 모두 나서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사진상 누군가를 찍고 배경으로 이벤트를 찍은것 같지만 저분은 저희랑 무관합니다.ㅎㅎ
경기장 옆에선 아챔 스폰서 차량 전시회가... 야간이 되니 뭔가 분위기를 돋구는데 그만이더군요.
밥 먹으러 갈때 미리 음식을 사들고 가긴 했지만 좀 부족한 감이 있어서, 울산 경기장 외부에 있는 매점에 먹을걸 사러 갔습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죠. 저기 서 있는 분들은 물건을 고르는 분이 아니라 계산을 기다리는 분들입니다.
나~중에 경기 끝나고 들러 매점 아주머니에게 여쭤보니 맥주같은 물건들은 다 팔렸다고 하시더군요.
대한민국 축구가 참 위대합니다. 영국같은 곳도 훌리건들 때문에 캔맥주가 반입 금지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AFC에서조차 터치하지 않을만큼 관전 문화가 성숙하단 이야기죠.ㅎㅎ
프리스타일리스트 챔피언 출신 J.K 전권의 화려한 기술들입니다. 아시아 챔피언스 팬존에선 이처럼 다양한 행사가 열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사진이 어쩐지 축구 기술이 아니라 무공수련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렌즈의 마술이자 눈의 착각입니다.ㅋㅋ
드디어 경기장에 입!성!
추운 날씨탓에 선수들도 겉옷을 입고 몸을 풀고 있습니다. 앞에는 나중에 우리랑 함께 통천 이벤트를 벌일 처용전사분들 일부가 대기하고 있네요.
이번에 받은 클래퍼입니다. 박수치는대신 접어서 부채모양으로 만들어 흔들거나 쫙! 쫙 감기는 소리를 낼수 있죠. 매우 유용하지만 디자인면에서도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뒷면에는 싸인을 의식한건지 플랜카드를 겸용할 수 있게 메모지 형식으로 만들었더군요. 매우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부산도 클래퍼를 만들고 많은 구단들이 클래퍼를 배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런 면에서는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울산 구단 프론트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자.. 통천 이벤트 준비!!!!!!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100% 수동으로 움직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통천 아래속 모습입니다. 저도 한손에는 폰카를. 한손으론 저걸 열심히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물론 사진 찍고는 두손으로 동참했죠.
아이러브 사커의 경남★깨방정님이 찍으신 저희가 들어올린 통천 사진입니다. 이렇게 생겼더군요.
그런데 이거 구장에 어디 걸어놔도 되겠던데요? 이것도 하나의 자랑스러운 역사속 페이지니까..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가운데선 AFC 챔피언스 리그 로고가 물결치고 있네요. 장관입니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들의 서포팅. 평소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서포터석 2층까지 가득 들어차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경기는 결승전답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울산 경기장 시야도 정말 좋더군요.
곽태휘 선수의 선제골!!! 정말 통쾌했죠. 초반 울산이 몰아칠때 이 득점이 들어가지 못했다면 알 아흘리 역시 기세가 살아나 어려운 경기를 할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면에서 매우 적절한 시점에 터진 훌륭한 골이었습니다.
울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일반석인 E석은 이미 경기시작 한참전부터 가득 들어찼습니다. 덕분에 자리잡는다고 고생했죠.
그래도 일찍 간 보람은 있어서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특석을 끊을게 아니라면 경기시작 5시간 전에 오는 여유를 보입시다.ㅎㅎ
경기에 집중하는 관중들 너머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알 아흘리 서포터즈들이 보입니다. 한국 사람이 듣기엔 뭔가 낯선 중동 특유의 노래를 부르면서 응원하던데... 한국에선 앰프를 사용한 응원이 금지되어있을텐데 말이죠.ㅎㅎ 뭐. 문화의 차이겠죠.
대신 우린 장내 아나운서와 처용전사의 주도에 힘입어 육성으로 이들의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묻어버렸습니다.
선제골을 내준 알 아흘리는 계속해서 울산 수비진을 무너트리려 애썼지만 울산의 강력한 중앙수비진에 가로막혀 뜻대로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저렇게 후방에 있어도 이근호와 김신욱이 번갈아가며 달려들고 미들진에선 에스티벤. 이호가 강철같이 버티고 있는데다 뻥 축구를 하려고 해도 하필이면 상대가 곽태휘와 강민수니... 뭐. 방법이 없었죠.
결국 전반전은 울산이 1:0으로 앞선채 종료되었습니다.
하프타임에 화장실 갔는데... 와... 진짜. 4만관중은 애 이름이 아니더군요. 화장실은 좁고 줄은 저 멀리 바깥으로 까지 길게 늘어섰습니다.
매점은 차마 갈 엄두도 못냈죠. 미리 먹을걸 사둔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 관중들의 함성을 이용해 미니게임을 합니다. 함성 소리가 높을수록 가상게임 내 페널티킥을 성공한다든가.. 아니면 저렇게 풍선 레이스로 많은 점수를 얻는다든가...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하프타임 휴식시간도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는 울산 구단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전반이 끝날 무렵엔 원정석까지 개방해 자리를 못 찼던 팬들이 대거 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제 W석 2층 일부를 제외한 모든 곳에 관중들이 바글바글...
K리그 역시 이런 날이 오겠죠? 유럽 구단의 부러운 열기는 먼 곳에 있는게 아니라 바로 옆 경기장으로 모이는 팬들의 열기가 모일때 이뤄지는 것이란걸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경기는 점점 더 열기를 띄어갔습니다. 중앙의 공격이 먹히지 않자 사이드로 볼을 찔러보는 시도를 하지만...
이날 울산에선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쳤습니다.
잊을만 하면 계속 돌아오는 바람에 하다가 지쳤던..ㅋㅋ
알 아흘리 역시 세트피스와 역습을 통해 만회골을 넣으려고 애썼지만 울산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계속해서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결국 철퇴 축구 작렬!!! 하피냐와 김승용이 연달아 한방씩 먹이며 결국 알 아흘리를 침몰시켰습니다.
김승용은 특히 일본에서 잊혀진 유망주가 될뻔 했지만, 울산으로 이적한 후 이번 경기에서만 1골 2도움을 터트리며 명실상부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세레모니는 모두가 알다시피 리마리오의 더듬이 춤이었죠. 정작 그 개그맨은 은퇴했지만 김승용의 리마리용 덕분에 사람들에게선 절대 잊혀지지 못할 듯 합니다.
모두가 합창하는 잘 가세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종료!!
결국 우승은 아시아 최강 케이리그의 자존심! 울산 현대가 해냈습니다.
허탈해하는 알 아흘리 선수들.. 역시 지니까 침대 축구 안하더군요. 결과적으로 이들 역시 최선을 다해 맞섰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을 뿐입니다. 아직 10년은 멀었어요.
시상식 준비가 한창입니다. 경기가 끝난지 제법 되었어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키며 울산 선수들과 함께 우승기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인사하러 온 울산 선수들!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아챔 최우수 선수로 뽑힌 이근호!
그리고 철퇴 축구 공격의 핵심인 김신욱! 막판 오프사이드 득점은 아까웠습니다. 그러나 상대 수비 두세명이 달려들어도 제자리에서 헤딩을 따내는 그의 위력에 알 아흘리는 지고 있는 와중에도 감히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지 못했죠.
울산 서포터즈 일부가 난입해 선수단 뒤에서 대형 태극기와 울산 상징기를 흔들려고 했지만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건네준 모형 철퇴가 바로 김신욱이 들고 흔들어댄 철퇴입니다.ㅎㅎ
결국 이들은 경호원들의 통제속에 서포터즈 석 앞으로 돌아가 다시 질서정연한 서포팅을 전개했습니다.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 이번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의 기나긴 여정도 마침내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죠.
이제 울산은 12월 8일. 북중미 대륙 챔피언인 멕시코 클럽 몬데레이 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합니다. 이들을 꺾으면 바로 유럽 챔피언 첼시와 상대하게 되죠. 이들의 도전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그때도 케이리그 팬들은 자랑스럽게 이들을 응원할 겁니다.
그나저나 폰카로도 이런 구도를 담을 수 있다니!! 꽃가루의 힘은 위대합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주장 곽태휘 선수! 그리고 한국 국가대표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헤딩만 잘하는 수비수인줄 알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수비라인 조율을 비롯, 대인마크에도 능한 한국 최정상의 수비수 중 한명입니다.
성격도 솔선수범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겸비한 훌륭한 선수죠.
우승컵을 저희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까이 다가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부럽네요.
부산은 언제쯤 저걸 다시 들 수 있으려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대회에서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올린게 부산 대우 로얄즈였는데..
언론들고 앞다투어 이번 쾌거를 보도했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라 정상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이 기세가 그대로 부라질 본
'축구 그 이상의 소식 > Soccer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AFC챔피언스리그 본선진출 32개팀 확정 (0) | 2013.02.14 |
---|---|
베이징과 포항의 기막한 악연, 베이징 개새이들...쓰레귀 (0) | 2012.12.07 |
감사합니다. 울산!! 그리고 K리그 (0) | 2012.11.12 |
AFC 챔스 역대 우승국 및 파이널 하일라이트(2003~2011) (0) | 2012.11.01 |
AFC챔스 The AFC컵 사이에 AFC아시아나리그를 만들자!!! (0) | 2012.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