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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K리그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자!

호이링 2012. 5. 14. 11:58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7080가요까지 덩달아 인지도가 높아지고, 국악까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유독 한국의 Rock 밴드 음악은 지금도 소외를 받고 있습니다.

 

탑밴드라는 프로그램이 밴드음악을 소개하고 있지만, 같은 공중파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비해 인기를 끌지는 못합니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Rock 밴드는 다가오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아이돌 음악에 비해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도 하구요.

 

빌보드에서 매주 발표하는 K-POP 랭킹을 보면, 발라드와 알앤비 등이 섞여 있긴 하지만 아이돌 댄스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다양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한 장르에 너무 몰빵하는 것은 나라의 전체적인 사정으로 볼 때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장르만 듣도록 국민들이 미디어로부터 강요받고 세뇌되고 있다면 이 또한 끔찍한 일일 것이고, 얼마 못가서 'K-POP=아이돌 댄스'라는 공식이 정립되어 세계적 인기는 소멸할 수도 있습니다.

 

Rock밴드 문화에 대한 이해폭이 넓어지고, 실력있는 가수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때 대중적 인기를 받게 되는 것이지, Rock 밴드가 악기를 버리고 나이트클럽에 나가서 춤을 출 수는 없는 노릇이죠.

 

K리그 사정이 바로 Rock 밴드와 닮아 있습니다.

 

밴드음악은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국에선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표적인 표상이 되었습니다. 비주류라는 것이지요. 거기에 미디어는 Rock 밴드를 띄우고 소개하는데 매우 인색합니다. 이것도 아마 돈이 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해결책은 한가지 뿐이죠. 미디어를 통해 Rock 밴드음악의 메시지와 창의성을 전달받고 대중적 관심이 커져서 이해하게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탈 장르화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고 자신의 고유특성을 어필해서 해결해야 될 일이라는 겁니다.

 

또 압니까? 나중엔 한국의 Rock 밴드도 아이돌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지..

 

K리그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탈장르화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K리그는 서포터즈 응원문화 때문에 인기가 없다고 말을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즐기기엔 부족하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야구에서 배우라고 합니다.

 

물론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 강요는 K리그라는 Rock 밴드보고 악기 버리고 나이트에 가서 춤을 추라는 강요라는 겁니다.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싶으면 K리그 경기장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축구는 전쟁이죠. 거기에 즐겁게 소풍놀이할 사람이 찾아온다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입니다.

 

축구는 전쟁을 보러 가는 겁니다. 그럴려면 내 팀이 있어야죠.

엔터테이먼트 쑈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그대로 야구장을 가면 됩니다. 축구장보고 쑈하라고 하지말고 즐길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똑바로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내 팀이 없는데 전쟁이 재미날까요? 당연히 재미없죠.

이유는 이거죠. 내 팀도 없고, 소풍가려고 했는데 소풍 분위기가 아닌 것이죠.

 

K리그는 그리고 여성성의 경기장이 아닙니다. 축구는 남성성의 경기장이며, 여자친구의 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한국 남성들의 미덕에서 보면 축구장 가기 쉽지 않은 것이죠. 물론 이런 마초색을 좋아하는 많은 여성들이 축구장을 찾기도 하지만요.

 

축구장에서 흥겹게 놀고 싶으면 축구장이 변할 것이 아니라, 축구를 즐길 마인드가 변해야 하는 겁니다. 거기서 응원가를 따라 부르고 뛰면서 얼마든지 흥겹게 놀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축구문화에 문외한이라서 그런줄은 모르고 축구 탓을 합니다.

 

Rock 밴드 공연하는데 머리 흔들고 신나게 뛰면 되지, 왜 춤을 출 수가 없느냐?라고 헛소리 지껄일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즌 일승을 위해 강원의 주장이던 이을용의 눈물, 승부조작 파문으로 위기를 맞은 팀을 위해 최은성이 흘린 눈물, 득점 후 감격해서 그라운드에 엎어져 울던 슈바의 눈물, 그리고 그를 지켜보던 팬들의 눈물..

 

축구장엔 남자의 눈물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똘똘하고 잘 생긴 선수들도 많은 곳입니다.

 

대형 스타플레이어가 외국으로 유출되니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신인 선수들이 발굴되고 있고, 알게 모르게 각 팀에 혼을 빼놓는 선수들이 한 두명씩 다 있는데 지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또..

 

일본 J리그에서도 부르지 않는 엔카를 K리그 서포터즈들이 왜 불러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유럽도 남미도 아시아도 심지어 미국마저도.. 서포터즈 모양새는 똑같은데 왜 유독 K리그만 못마땅하게 세뇌되어 있는지.. 서포터즈가 문제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의 문화수준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다 같이 응원하는 것은 경기장을 찾는 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지요. 다만 축구답게 흥겨움을 즐기는 것에 못마땅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FC서울이 경기 승리 후 벌이는 뒤풀이도.. 수원의 응원단이 벌이는 퍼포먼스도 축구니까 전쟁터니까 그런 응원이 나오는 겁니다.

 

더 많은 팬을 위해선 치장을 할 필요가 있죠. 그것은 환상적인 경기력입니다.

 

더 많은 프리킥 골과 회전/무회전 중거리 골, 깔끔한 패스,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 흥분시킬 조직력입니다.

 

Rock 밴드가 팬들을 더 즐겁게 하기 위해 기타에 장식도 하고, 의상도 멋지게 입고, 감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거와 마찬가지인 일인 것이죠.

 

이것을 벗어나 기타를 버리고 춤을 추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요?

 

어쩌면 그 동안 K리그는 이런 주변의 유혹에 휘둘려 모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지 못했다고 봅니다. 자주 바뀌는 경기방식과 경기시간 등.. 일관성을 지키지 못해서 그 동안 전쟁을 보고자 했던 팬들 마저 힘들게 해왔습니다.

 

이제라도 일관되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부여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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