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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인 인천 대 울산의 경기에서 나온 주심 김동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 K리그 챌리지 18라운드인 부천과 경찰 축구단에서 나온 주심 주경호의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에 대해서 적잖은 축구팬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8월 2일에 벌어진 내셔널리그 부산 교통공사와 창원시청과의 경기에서도 역시나 주심 김동규의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 때문에 터져 나온 팬들의 분노로 경기장이 들끓었던 일이 있었다.
이 글은 부산과 창원의 경기를 보고 나서 적는 '관전 후기'나 경기에 대한 분석 따위가 아니라 그날 팬들의 분노로 끓어 넘쳤던 구덕운동장의 모습을 스케치하듯이 담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내셔널리그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축구팬들이라도 그날 구덕운동장에서 과연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한번쯤 훑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 어쭙잖은 글을 통해서 내셔널리그에도 K리그 클래식 못지 않은 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환호성 속에서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걸, 내셔널리그도 축구가 안겨주는 짜릿한 흥분과 벅찬 희열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싶다.
축구팬이라면 이 사진 하나만으로도 가슴 설레지 않는가? 아무리 삶을 짓누르는 일상의 여러 고통 거리들 때문에 힘에 겹더라도 싱그러운 잔디가 눈을 강렬하게 자극시키는 이 매혹적인 장면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잠시 동안의 그 짜릿한 쾌감, 바로 이것이 축구팬들을 계속해서 축구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유혹의 손길'인지도 모르겠다.
올해 새롭게 바뀐 이 총천연색 전광판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이전에 있던 밋밋한 흑백톤의 전광판을 보고 있으면 흡사 이삼십 년 전의 낡은 운동장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이젠 더 이상 그런 착각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만 해도 참 흡족하다.
이날 구덕운동장에 파견된 대회 협찬 병원의 여성 의료인을 담아보았다. 올해 강릉에서 치러졌던 강원과 전북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여성 의료인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하이힐을 신고 현장에 오는 바람에 강원(지금은 FC안양으로 임대가 된!)의 한동원이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뻔한 아찔한 일이 있었다. 그날 그 의료인에게 운동화를 신은 이 모습을 꼭 보여 주고 싶다!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축구팬이 있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또 하나 이 의료인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보는 집중력을 들 수가 있다. 축구팬이 아니면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멍 때리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 의료인은 그라운드에 선수가 쓰러지면 곧바로 자리에 일어나서 언제든지 현장으로 달려가려는 자세를 갖출 정도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 주었다. 의료인으로서의 능력은 잘 모르지만 이 같은 자세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찬사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7번 박혁순과 8번 박승민은 감독인 박상인의 두 아들이다. 이처럼 3부자가 모두 한 팀에서 뛰고 있는 것은 이 나라에서 이들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부산이 자랑하는 '고공 폭격기' 차철호다. 이 차철호는 '차~ 차~ 차철호'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데, 지난 두 번의 홈 경기에서 연속 득점을 올려서 부산의 연승을 이끈 수훈 선수다.
군 문제를 해결하려고 경찰청에 몸을 담았다가 제대 후에 곧바로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을 했던 이용승이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빠른 발을 이용해서 날카로운 침투와 절묘한 패싱력을 자랑하면서 부산에서는 '슈퍼스타'로 군림하던 그였지만 전남에 있는 전현철, 이현승, 심동운, 박준태, 웨슬리, 박선용 등과 겨루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박혁순, 박승민, 박상인이라는 이 3부자의 사진을 통해서 과연 부자지간이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가 있는지 한번 유심히 보기 바란다.
이른바 '국민의례'라는 것을 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를 진행하게 하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진작 이렇게 좀 하지!
지금은 주심과 밝은 모습으로 악수를 나누고 있지만 후반전 중반 이후로는 부산 팀원들과 주심은 물리적인 충돌 직전까지 가는 극한 대립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전반전이 시작되기 직전이라서 전광판에 잡힌 영상에서는 듬성듬성 비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 영상에 잡히는 외국인 서포터즈들 중에는 붉은색 레플리카를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부산의 원정 유니폼이다.
전광판에 잡히는 영상은 본부석 맞은편 최상단에 있는 카메라맨의 활약 덕분에 볼 수가 있다.
자,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날 나와 함께 구덕운동장을 찾은 내 여자친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축구장에 왔다면서 이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당히 들떠 있었다. 다른 일행을 축구장에 데려간 경험이 있는 축구팬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자칫 '지루한 경기'가 펼쳐져서 이들이 실망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 때문에 무척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전반전이 상당히 지루한 양상으로 흐르는 바람에 내 여자친구가 잔뜩 찌푸린 얼굴을 내내 지어서 내 속을 시커멓게 타들어 가게 만들었다.
이런 불편한 상황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다른 일행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이건 다른 축구팬들도 공감하지 않는가?
이제 막 전반전이 시작된 상황이라서 아직 관중석이 많이 비어 있는 걸 볼 수가 있다. 전반 중반 이후로는 분부석 좌측이 제법 많은 관중들로 꽉 차게 된다. 홍보라는 걸 거의 하지 않고 있는 부산의 현 상황을 고려하자면 홈 경기가 펼쳐질 때 늘 몇백 명의 관중들이 스스로 알아서 경기장을 찾는다는 게 참 놀랍다. 게다가 FA컵이 벌어질 때면 평소와는 달리 천 단위의 관중들을 볼 수가 있다는 것도 참으로 신기할 노릇이다. 물론 올해에는 이천 시민구단에게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천 단위 관중들로 가득한 FA컵을 구덕운동장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본부석 우측에는 창원시청 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걸 볼 수가 있다. 대부분 선수들 가족이나 친지로 구성이 된 듯한 이들은 창원시청의 역습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으로 힘을 불어넣어주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 여자친구에게 몇 번이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날 이상할 정도로 창원시청 선수들은 자주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후반에 2점 차로 리드하자 그때부터는 아예 노골적으로 '침대 축구'를 펼치다시피 해서 부산 팬들로부터 거센 야유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신을 부르는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별다른 이상이 없자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의료인의 활약상을 담아보았다.
드디어 이날 경기의 '비극'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부산 문전을 날카롭게 파고들던 창원시청의 공격수와 이를 막던 부산의 수비수 권용혁이 서로 조금 거센 신체 충돌을 빚었고, 그 결과 창원시청 선수가 쓰러지게 된다. 이 상황은 아무리 봐도 권용혁의 반칙이라기보다는 정상적인 몸싸움으로 판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지 싶건만 주심 김동규라는 인간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하였다.
이때 내 여자친구가 하던 말이 걸작이었다.
"저게 페널티킥이면 '스로인' 하려고 공 만지면 그럼 '핸들링'(핸드볼)이라고 해야겠네!"
이 판정을 놓고 코치 황동진이 거세게 항의를 하지만 한번 내려진 판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 경기가 '주심과의 전쟁'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페널티킥 상황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 (만일 이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는다면 제일 위에 링크한 블로그를 찾으면 되지 싶다.)
이 영상 속에서 페널티킥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야유와 저주(!)의 함성 소리만 들어도 부산 팬들의 뜨거운 애정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페널티킥이 결국 골로 연결이 되자 부산 팬으로서는 당연히 거센 야유와 비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그 속에서 언뜻언뜻 들을 수 있는 박수 소리는 당연히 창원시청 팬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들의 모습도 함께 담으려고 무리한 시도를 하는 바람에 끝 부분에서 동영상이 조금 흔들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이 골 이후에는 양팀 모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한 가운데 상당히 지루한 흐름으로 이어지더니 결국 허무하게도 전반전이 끝이 났다. 그와 더불어 내 여자친구의 표정도 더욱 어두워져서 어떻게든 달래기 위해서 내가 애를 써야만 했다. 이렇듯 이 나라의 축구팬은 곳곳에서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게 되어서 적잖은 마음 고생을 해야만 한다. 이런 걸 과연 프로축구 연맹, 축구협회, 실업축구 연맹에서 알기나 한지 모르겠다.
이 3명 중에서 가운데에 있는 인간이 이날 경기의 주심 김동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남발하여 팬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이런 자질 부족의 주심은 축구팬들이 꼭 얼굴과 이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주심으로서의 자질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이따위 인간은 축구계에서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후반전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아서 장내 아나운서로부터 몇 번이나 재촉을 받은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창원시청 선수들이다. 정규 시각을 맞추기 위해서 다급해진 장내 아나운서가 뛰어서 올 것을 촉구했는데도 그 말을 따를 생각이 없는 듯 태연한 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걸 볼 수가 있다.
정해진 시각보다 조금 늦게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전반에 비해서는 빈 좌석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채워진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다.
부산 교통공사 측에서 홍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 정도 규모의 관중이 매번 찾아온다는 걸 놓고 볼 때 만약 약간의 뒷받침만 해 준다면 충분히 천 단위에 이르는 평균 관중을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늘 든다. 정작 이런 아쉬움을 가져야 하는 대상은 따로 있건만 이런 문제로 고심을 하는 건 언제나 나와 같은 일개 축구팬뿐이다. 주객이 전도된 이런 상황이야말로 이 나라의 척박한 축구 환경을 말해 준다는 생각에서 씁쓸하기만 하다............
후반 초반에도 전반과 유사할 정도로 지루한 흐름이 내내 이어졌다. 그와 더불어 내 여자친구는 경기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자꾸 나와 이야기를 하는 데 신경을 쓰려고 했다. 그걸 또 모른 척하고 축구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내 여자친구가 건네는 이런저런 이야기에 잠시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다가 황당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어, 어' 하는 비명 소리 뒤에 곧바로 '어이구' 하는 탄식이 흘러 나와서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리자 부산이 두 번째 골을 허용한 걸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골 상황을 놓치게 되는 이런 황당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여자친구를 탓하려니 그것 역시 별로 내키지가 않아서 그냥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쩝~
부산이 맞이한 코너킥에서 혼전 상황이 펼쳐진 끝에 수비수 이재영이 어렵사리 한 골을 넣었다. 사실 이때도 내 여자친구가 자꾸만 말을 시키는 바람에 제대로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얘를 왜 데리고 와서 내가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이 나도 모르게 흘러 나오기도 했다. 쩝~
1-2가 된 뒤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어떡하든 동점골을 넣고 난 뒤에 그를 넘어서서 역전골까지 터뜨리고야 말겠다는 투지를 불태우는 부산 선수들, 이에 맞서서 더 이상의 골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철통 같은 수비 태세를 갖추려는 창원 선수들의 집념이 불을 당겨서 관중석까지 뜨거운 열기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내 여자친구도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내면서 경기에 몰입을 하기 시작했고, 비로소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다. 정말이지 축구팬 노릇이 이렇게 어려울 수가 있단 말이더냐!
이렇듯 노골적으로 '침대 축구'를 펼치는 창원 선수들에게 부산의 팬들이 거센 야유를 퍼붓는 걸 다음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이때 얼마나 답답했던지 부산의 김현수와 박승민이 직접 창원 선수를 들어서 옆줄 밖으로 내보내려는 해프닝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주심이랍시고 설치는 김동규라는 인간의 맹활약상이 이때부터 화려하게 펼쳐진다.
전남에서 뛰기도 했던 부산의 강진규가 측면에서 날린 날카로운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창원 선수의 손에 맞고서 방향이 급격하게 틀어지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때 만약 창원 선수의 손에 공이 맞지 않았더라면 문전에 도사리고 있던 부산의 차철호나 이용승이 절호의 찬스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걸 주심 김동규라는 인간은 모른 척 그냥 넘기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부산 팬들의 야유가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심판 바보야", "심판 체인지"라는 성난 목소리가 계속해서 경기장을 뒤덮는 가운데서도 주심 김동규라는 인간의 만행(!)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전반전 창원이 얻은 페널티킥과 비슷한 상황을 부산의 이용승이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도 이걸 못 본 척 넘기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자 "심판 바보야", "심판 체인지" 소리는 더욱 거세게 울려 펴지게 되고, 내 여자친구도 신이 난 듯이 목이 터져라 "심판 바보야"를 함께 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신에 대한 원성이 그라운드를 뒤덮다시피 하자 김동규라는 인간은 '보상 판정'이라는 해괴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아주 가벼운 신체 접촉으로 부산의 이용승이 넘어지자 지체하지 않고 프리킥을 선언했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반칙을 선언할 정도로 과격한 행위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데도 이처럼 어처구니 없게도 '보상 판정'을 내렸던 것이다. 이게 과연 주심으로서 할 짓이란 말인가!
이 판정을 놓고서 일부 부산 서포터즈들은 "심판 감사합니다~" 하면서 익살스러운 소리를 토해 내기도 했지만 나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그런 마음이 내 여자친구에게도 전해졌는지 "지금 장난하는 거야, 뭐야?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거친 몸싸움 끝에 부산의 이용승이 함께 쓰러지자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페널티킥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아올랐다. 그런데도 어이가 없게도 이용승에게 노란 딱지를 선물하는 게 아닌가!
또다시 경기장은 "심판 바보야", "심판 체인지" 소리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심 김동규의 만행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결국 1-2로 부산이 뒤진 가운데 정규 시간이 끝이 나고야 말았다. 주심은 추가 시간으로 5분을 주었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이날 주심 김동규라는 인간의 만행은 바로 이 장면에서 절정에 달하게 된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의 과격한 태클에 쓰러진 이용승에게 오히려 경고를 주어서 퇴장을 시킨 것이다!
이에 흥분한 관중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심판에게 거센 비난과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온통 주심을 향해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거친 욕설을 토해 내자 내 여자친구조차 '도그와 텐'을 입에 담을 정도로 경기장 분위기는 험악한 지경에 이르렀다.
주심의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던 부산의 감독 박상인은 결국 벤치에서 퇴장당하고 만다.
이 당시 험악했던 경기장 상황은 이 동영상에서 쏟아지는 관중들의 성난 목소리를 통해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싶다.
벤치에서 퇴장당했기에 관중석으로 올라가야 하는 처지가 된 박상인이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트랙 위에서 경기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참으로 애처로워 보였다. 규정대로 하면 트랙 위에 있을 수도 없지 싶은데, 만약 주심이 여기에서마저 그를 내쫓기라도 했다가는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까지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주심은 이 장면을 못 본 척 그냥 넘긴 모양이었다. 이런 걸 두고 현명한 행동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경기가 끝난 뒤에도 박상인은 주심을 찾아가서 성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애를 썼지만 경기장 진행 요원들의 제지로 결국 무산이 되고 말았다. 얼굴 표정을 전혀 관리하지 못한 상태로 쓸쓸히 경기장 밖을 빠져나가던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아야 했던 것도 무척 씁쓸한 뒷맛을 남겨주었다.
이날 경기에서 눈길을 끌 만한 또 하나의 '명장면'이 여기서 발생했다. 부산의 문전 우측에서 창원 선수와 볼 경합을 벌이던 김영삼(K리그 클래식의 울산에 있는 그 김영삼과 이름이 같은!)이 결국 승리를 거두어서 공을 몰고 앞으로 치고나가려고 하자, 그라운드에 넘어진 창원 선수가 손으로 그를 잡고 늘어진 것이었다. 그러자 화가 난 김영삼이 발로 밟아 버릴 듯한 포즈를 취하자 경기장이 다시 흥분에 빠졌다. 여기저기서 창원 선수를 성토하는 격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내 여자친구가 하신다는 말씀이 이랬다.
"저런 건 그냥 밟아 버려!"
얘는 언뜻 보면 '청순한' 스타일의 외모에 먼저 눈길을 머물게 하는데, 정작 입으로는 곧잘 '깨는 소리'를 쏟아내어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곤 한다. 괜히 얌전한 척 내숭을 떠는 것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이라서 아직은 조금 조심을 해야 할 텐데도 이런 소리를 태연하게 내뱉는 걸 마냥 좋게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말에 내가 조금 '벙쪄서' 쳐다보자 아예 확인 사살까지 시켜주시는 것이었다.
"저 X새끼 저건 '내한테' 걸렸으면 아예 '지지' 밟아 버리는 건데!!!"
이건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일까? 흠냐리~
창원시청은 추가 시간에 골키퍼를 교체시키는 이색적인 장면까지 연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상을 입은 건 아닌 듯한데 왜 이런 교체를 하는 건지 그 이유가 못내 궁금했다.
마침내 경기가 1-2로 끝이 났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야유의 소리를 통해서도 이날 부산 팬들의 분노 어린 심정을 충분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구덕운동장에서 또다시 만나게 된 다음 축구 게시판에서 활동 중인 '첫키스'라는 회원이 심판을 향해서 쏟아내던 아주 거친 욕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겉으로 보면 정장 차림에 꽤나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을 가진 그 회원은 그런 겉모습과는 달리 적나라한 욕설을 거침없이 쏟아낼 정도로 노기 띤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걸 보고 있던 내 여자친구가 하시는 말씀인즉슨......
"저 아저씨 참 순해 보이는데 욕 한번 찰지게 하네...."
그때 속으로 든 내 생각은 이랬다.
"사돈 남말 하시고 있네, 너 역시나 만만찮거든!"
어떤 과정을 통해 거둔 승리이든 일단 결과물로서 승리를 쟁취한 덕분인지 부산 선수들과는 달리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띠고 있는 창원시청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경기가 끝이 나고 심판진들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도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한 부산 팀원들이 주심의 앞을 가로막은 채 거칠게 항의를 하고 있는 걸 동영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때 관중석에서는 저들의 분노에 힘을 실어주는 과격한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도 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처입은 선수들을 위로해 주려는 듯이 "최강 부산"이라는 외침이 크게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아내기 바쁜 나를 멀찌감치 내버려둔 채 내 여자친구도 자연스럽게 "최강 부산"이라는 외침을 거침없이 토해 내면서 이 들뜨면서도 분노에 찬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게 내 눈에는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다.
태어나서 처음 찾았다는 축구장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현장 분위기에 빠져든 나머지 붉게 물든 얼굴을 하고서 한동안 넋이라도 잃은 사람처럼 행동하던 내 여자친구의 모습도 이날 분노로 뜨겁게 타오르던 경기장의 뒷 배경으로선 참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다음 창원시청과의 재대결이 언제냐면서 그때는 반드시 오늘의 패배를 되갚아줘야 한다고 분노에 찬 목소리를 주워섬기던 그 모습 역시나 이날 분노와 열정으로 끓어오르던 구덕운동장에 또 하나의 분노와 열정을 더해 주는 안성맞춤의 밑그림이 되기도 했다.
축구팬이라면 누구라도 이 나라 축구의 척박한 현실에 대해 개탄의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축구=국가대표'라는 생각이 마치 골수 깊이 박혀 있는 듯한 국가대표 냄비들, 이들의 냄비 기질에 편승하면서도 더욱 부채질을 하는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언론 매체들, 보다 나은 축구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현 상황에 안주하려는 퇴행적인 모습만 보여 주는 협회 및 연맹의 작태 못지 않게 이 나라 축구의 앞날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수준 낮은 심판에 있다.
그저 원리 원칙에 집착한 나머지 선수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들기도 했던 '위대한 원칙주의자' 최명용(이 인간과 관련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sports.media.daum.net/ncenter/debate/k_league/#read^articleId=199891&bbsId=F011&searchKey=daumname&sortKey=depth&searchValue=%EB%A1%9C%EB%A1%9C%EB%A1%9C&y=12&x=22&pageIndex=1 ), 대구가 자랑하는 열정적인 여성 서포터즈 예그리나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든 '페널티킥 제조기' 이동준, 올해 5월 26일 부천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오심으로 징계를 받은 걸 앙갚음하려는 듯이 다시 한 번 부천에게 노골적으로 편파 판정을 한 '복수 혈전' 주경호, 프로축구에서는 관중을 폭행하더니 내셔널리그에서는 무더기 퇴장이라는 희대의 볼거리를 안겨주고서도 케이리그 클래식으로 다시 돌아온 '웃는 얼굴의 흉기' 김성호,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형평성을 완전히 상실한 널뛰기 판정과 보상 판정으로 관중들의 분노를 촉발시킨 '내멋대로 판정의 1인자' 김동규...
이렇듯 주심으로서의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저런 저급한 잡것들이 축구계에 발을 들이밀고서 축구팬들로 하여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게 만들고 있는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걸 도대체 언제까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터넷을 통해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 외에는 도저히 그 이상 무엇도 할 수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개 축구팬에 불과한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질 정도다.
이상, 축구팬들의 분노와 열정로 끓어올랐던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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