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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그 이상의 소식/Now_K리그

[스크랩] [사진리뷰]뜬금없이 포항 스틸야드를 찾다

by 호이링 2012. 10. 29.

뒤늦은 리뷰네요.ㅎㅎ 지난 24일(수) 아침, 갑자기 '포항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부산이 포항 원정경기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포항에 가본 기억이 없는 저로선 한번 이참에 한국 최고의 시야를 자랑한다는 스틸야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갑자기 생긴 생각이었으니까요.


저도 일이 있으니 최대한 서둘러서 6시에 출발했습니다.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 포항 터미널로 가는 길을 택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비용도 의외로 얼마 들지 않구요. 교통비는 부산시내와 포항까지 모두 포함해 왕복 16000원 정도였습니다.



노포동에서 포항까지는 대략 1시간 10분 정도 걸렸지만, 포항시내 차가 막히는 바람에 다소 지각했습니다.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알 기 힘들었지만 미리 조사해둔 약도와 포항시민들을 따라 가니 쉽사리 포항 스틸야드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폰카라 화질이 구리지만, 그래도 뭔가 고풍스런 외관이 인상깊었습니다.



경기장 앞에선 이렇게 포장마차가 성업중이었습니다. 부산 아시아드에선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로 가는데. 아무튼 뭔가 정겹고 맛있어 보이지 않습니까?ㅎ 하나 사먹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이미 경기가 시작중입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듫이 경기장 한켠을 가득 메우고 계셨습니다. 포항의 축구 열기가 느껴지더군요.ㅎㅎ



표 인증샷. 가격은 성인 기준 만 원이었습니다.



포항 서포터즈 여러분들. 스틸야드는 입구 구조가 이쪽으로 나 있더군요. 대개 본부석 혹은 맞은편 E석에 주 출입구가 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이합니다.ㅎㅎ 생각해보니 인천 숭의 아레나도 원정석 쪽으로 나 있었군요.



서포터즈와는 별개로, 포항도 치어리더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소개는 이 기사를 참고하시길.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k_league/breaking/view.html?newsid=20121020065306100&path=%2Fv%2F§ionName=v


아시아드에도 치어리더가 있는데, 여기는 여성 치어리더만 있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까지 여성이다보니 경기장에 울리는 목소리는 완전한 여인천하더군요.ㅎㅎ


응원유도는 아시아드 분들에 비해 좀 떨어지는것 같았습니다. 단순반복 구호를 계속 제시하는데. 이왕이면 북만 치지말고 선수 이름이 있는 플랜카드로 유도한다든가. 응원 방식을 제시하는 방법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타이밍도 좀 엇박자가 많이 나더군요.



짜잔!! EPL이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우월한 시야입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좌석이 높아서 시야각이 장난 아닙니다. 시선을 어디에 두든 풀 HD급이랄까요.ㅎㅎ 


이게 카메라 렌즈라는걸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실제론 이거보다 더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직관이 진리라는 거죠.



부산의 No.4! '애국지사' 박종우 선수입니다. 제가 오기전에 이미 멋진 득점을 선사했더군요.ㅎㅎ 국대에 다녀온 이후 자신감도 많이 붙은것 같아 다행입니다. 


박종우 선수의 득점장면을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를 첨부하겠습니다.









No. 28 이종원 선수가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네요. 아쉽게 빗나갔지만. 포항이 아무래도 지난 주 FA컵 우승 이후 동기부여가 안되었는지, 아니면 연장전까지 가서 지쳐서 그랬는지 부산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부산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한 반면, 포항은 볼점유율은 높았지만 패스미스 비율이 높고 슛팅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더군요. 요즘 부산이 정말 부진했는데 이 날 만큼은 올 시즌 중반 한창 잘나갈때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프타임엔 2층에서 보기 위해 맞은편으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매점 옆을 둘러봤는데. 여기선 쥐포나 오징어를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되어있더라구요. 컵라면이야 흔해빠졌지만. 정말 여러모로 90년대 향수를 일으키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부산 여성 서포터들... 탐(응원용 북)을 치는 사람을 흔히 탐돌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선 탐순이가 맡더라구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남성이 없진 않았는데 농담이 아니라 90%가 여성... 그야말로 부산 아이돌 파크입니다.


저도 원정을 동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하프타임 축하 공연... 포항 시민인지 아니면 무명 가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몇곡 부르셨습니다. 농구장에서 자주 보던 공을 쏘아올려서 상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하던데..ㅎㅎ


관심 있으신 분들은 치어리더가 앉아있는 1층 E석에서 앉아계시면 되겠습니다.(위 사진 중 제가 치어리더 사진 찍은곳 일대)



2층도 경기 지켜보긴 편하더군요.ㅎㅎ 1층이 코앞에서 경기보는 느낌이라면, 2층은 게임할때 선수들 조작하는 기분이랄까?(물론 제가 조종하는대로 선수들이 움직이진 않습니다.)


치어리더분들이 후반엔 이곳 저곳 다니면서 응원을 독려하더군요. 여러모로 노력하는 모습이 지켜보기 흐뭇했습니다. 어디까지나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ㅎㅎ;;;;


후반 들어 부산이 추가골을 터트려 경기는 2-0으로 부산이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결국 경기는 2-0으로 부산의 스플릿 이후 첫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사실 승리는 기대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선수들도 감격스러웠는지 얼싸안고 유난히 기뻐하더군요. 최선을 다해 뛴 끝에 지쳐 쓰러진 선수들도 자주 보입니다.


K리그가 쉴새 없는 압박이 이어지는 빠른 템포의 리그라는 평을 듣는것도, 이런 선수들이 매경기 열심히 뛰어주기에 가능한 이야기죠.



부산 서포터즈 앞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선수들. 우연찮게 카메라 플래쉬를 잡아냈습니다.


연속 촬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역시 카메라 든 사람들은 생각이 비슷비슷한가봐요.ㅎ



오늘은 결장해서 그런지 기뻐보이지 않는 부산의 아부지 미드필더. 이성운 선수.


사실 김창수가 이번 경기에서 부상 회복한 뒤로 첫 복귀전을 치뤘고, 박종우 선수들도 지나가기에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위에 사진 찍으려다 이성운 선수 한 사람만 건졌습니다. 마이 미스테이크..ㅜ.ㅜ 




요즘 부산 선수들 인기 많더군요. 역시 올림픽 3인방이 대세인가요?ㅎㅎ 


전 구단 원정 버스에 몸을 싣지 않았기 때문에 막차를 타기 위해서 서둘러서 내려왔습니다.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뭐, 포항에 딱히 좋을 내용은 아니니까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하죠.ㅎㅎ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대단히 유쾌한 원정길이었습니다. 포항분들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면서 우르르 다 일어설때 혼자서 흠칫!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죠.ㅋㅋㅋ 진짜 숨죽이면서 기뻐하는 기분이란...


그래도 포항에 대한 애정은 물론, 축구에 대한 지식도 많아보였고 관심이 높아보였습니다.



아무튼. 가끔씩은 이렇게 기분 전환삼아 혼자서 훌쩍 떠나는것도 유쾌한 기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때로는 순간의 충동이 값진 결과물을 내놓기도 하죠.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던 경기인데도 갑자기 미친듯이 가고싶다는 충동이 들었던건, 어쩌면 하늘이 내려준 일종의 예시였는지도 모릅니다.ㅎ

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사맛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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